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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텍 카바레 무도장

천호동 월드컵 콜라텍, 하남에서 온 운명

by kdance 2025. 5. 22.

그날, 천호동 월드컵 콜라텍은 평소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어요. 쿵짝거리는 트로트 리듬에 맞춰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춤 삼매경에 빠져 있었죠. 저 역시 오랜만에 느껴보는 흥겨움에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저 멀리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부루스

"어머나, 설마... 너, 김민지 아니니?"

긴가민가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네자, 그녀 역시 깜짝 놀라며 저를 쳐다봤어요.

"어? 오빠! 세상에, 여기서 오빠를 다 만나다니!"

그녀는 바로 고등학교 동창, 하남시에 살고 있는 김민지였어요! 졸업 후 연락이 끊겼던 터라, 콜라텍이라는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죠.

세월이 흘렀음에도 민지는 여전히 아름다웠어요. 맑은 눈빛과 해맑은 미소는 학창 시절 그대로였지만, 세련된 옷차림과 분위기에서 성숙함이 느껴졌죠. 우리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한참 동안 학창 시절 추억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오빠, 그때 우리 정말 웃긴 일 많았잖아요. 특히 체육대회 때..."

"맞아, 맞아! 너 넘어지고 나 혼자 낄낄거렸다가 너한테 엄청 혼났었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추억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콜라텍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주변 사람들의 춤추는 모습도 우리에게는 그저 배경 음악처럼 느껴질 뿐이었죠.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마침 신나는 지르박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제가 망설이며 "민지야, 우리 오랜만에 같이 춤 한번 출까?"라고 묻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어요.

학창 시절, 엉성한 스텝으로 함께 춤을 추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오랜만에 그녀의 손을 잡고 지르박을 추니, 묘한 설렘이 느껴졌어요. 풋풋했던 학창 시절의 감정과, 성숙한 남녀로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뒤섞이는 듯했죠.

우리는 어색함 없이, 마치 어제도 함께 춤을 춘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텝을 맞췄어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기도 하고, 추억에 잠기기도 하면서, 콜라텍의 그 순간은 우리만의 특별한 시간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춤이 끝나고 자리에 돌아와 앉아서도 우리는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남시에서의 그녀의 삶, 그리고 서울에서의 저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주었죠. 비록 사는 곳은 멀어졌지만, 잊고 지냈던 학창 시절의 소중한 인연이 콜라텍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다시 이어졌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고 감동적이었어요.

블루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어요. 천호동 월드컵 콜라텍에서 우연히 만난 하남시 동창과의 재회는,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주고, 새로운 설렘을 안겨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어쩌면 콜라텍은 단순히 춤을 추는 곳이 아니라, 잊었던 인연을 다시 이어주는 마법 같은 공간일지도 모르겠네요,